“이재명표 눈치라면?”…하림 ‘맛나면’, 먹어보니 진짜 그 맛[먹어보고서]
입력시간 | 2025.07.27 08:54 | 한전진 기자 noreturn@
끓인 ‘맛나면’을 그릇에 담은 모습. 사골 베이스의 국물은 눅진하고 기름진 편으로, 얼큰함보다는 단맛과 감칠맛이 두드러진다. (사진=한전진 기자)
‘라면 2000원이나 한다는데 진짜냐’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온 직후, 매대에 조용히 등장한 라면이 있다. 이름은 ‘맛나면’, 제조사는 하림(136480)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가공식품 물가를 지적하며 해당 발언을 내놓은 뒤 불과 2주 만에 출시됐다. 별다른 광고도 없이 슬며시 등장해 ‘눈치 라면’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과연 그 맛은 어떨지 궁금해 직접 끓여봤다.‘맛나면’을 조리한 모습. 면발은 감자전분과 타피오카가 들어가 쫄깃한 식감을 내지만, 국물과의 조화는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한전진 기자)
가성비 역시 설득력이 없다. 제품 중량은 112g으로, 타사의 일반 라면(약 120g 전후)보다 적다. 정가 1200원으로, 진라면과 신라면이 1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비싸다. 저가형처럼 보이지만 가격은 경쟁 제품보다 높고, 양은 적은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이 제품을 골라야 할 이유는 없다. 매대에는 이미 더 저렴하거나 더 분명한 개성을 가진 라면이 즐비하다.맛나면의 구성. 분말스프와 건더기스프, 면발로 구성돼 있다. 건고추, 청경채, 표고, 파, 당근 등 5가지 건더기가 포함됐다. (사진=한전진 기자)
현재 하림의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프리미엄 ‘더미식 라면’은 봉지당 2000원을 넘고, 아동용 브랜드 ‘푸디버디’도 1700원 선이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1200원짜리 ‘맛나면’은 가격대를 낮춘 첫 시도지만,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긴 어려워 보인다.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라면이 오히려 가장 존재감 없는 제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데일리 & 이데일리TV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