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브라질 남부의 유명 관광지에서 20여명을 태운 열기구에 화재가 발생해 8명이 숨졌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8시쯤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주의 프라이아그란지에서 관광용 열기구가 추락해 탑승자 21명 중 8명이 사망했다. 프라이아그란지는 열기구 관광으로 유명한 곳으로, 하늘에서 협곡과 절벽 등 경관을 보기 위한 프로그램이 활발하다.
사고 당시 열기구 바구니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열기구 조종사는 기구를 아래로 하강시키며 승객들에 “지면에 가까워지면 뛰어내리라”고 말했다. 이에 조종사를 포함한 13명의 승객은 열기구에서 뛰어내리는 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8명은 뛰어내리지 못했다.
결국 열기구에 불길이 거세지며 기구는 다시 상공으로 급격히 날았고, 아래로 추락해버렸다. 소방 당국은 “사람들이 뛰어내리며 기구 무게가 줄자 다시 상승했다”며 “사망자 가운데 4명은 화재로 숨졌고, 나머지 4명은 추락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공유되며 충격을 줬다. 영상에는 하늘에 떠 있는 열기구에 불길이 치솟으면서 열기구의 풍선에 옮겨 붙고 바구니가 땅바닥으로 추락하는 모습이 담겼다.
열기구 운영 업체 측은 “숙련된 조종사가 절차를 따랐지만 안타깝게도 비극을 막지 못했다”며 모든 운항을 중단한 상황이다.
조르지뉴 멜루 브라질 산타카타리나주 주지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프라이아그란지 지역에서 발생한 열기구 추락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주 정부의 모든 자원을 투입해 구조 및 유족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유가족에게 애도를 전하고 연방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생존자들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당국은 생존자와 조종사 진술을 토대로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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