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매년 이맘때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로 출몰하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때문에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러브버그를 먹는 유튜버까지 등장했다.

구독자 4.58만 명을 보유한 한 유튜버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채널에 수천만 마리 러브버그로 햄버그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올라온 지 14시간 만에 조회 수 22만 회를 넘어섰다.
이 유튜버는 영상에서 최근 러브버그가 점령한 인천 계양산을 찾았다. 가만히 서 있거나 벤치에 누운 그에게 러브버그 떼가 새까맣게 몰려들기도 했다.
유튜버는 채집한 러브버그 수천 마리를 집에 가져와 냉동 보관한 뒤 달걀과 전분가루 등을 넣어 햄버그 스테이크로 만들었다.
‘러브버그 버거’를 먹은 그는 “산에서 맡은 냄새가 난다. 러브버그 특유의 냄새가 있다”며 “소금이 좀 적었나 보다. 많이 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러브버그가 점령한) 계양산에서 나는 나무 썩는 향이 여기서 비슷하게 난다”며 “솔직히 고소하다는 것 말고는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유튜버는 러브버그뿐만 아니라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도심 하천의 외래 거북이와 황소 개구리 등의 ‘먹방’ 영상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에 이미 위생, 건강 문제를 지적했다.
유튜버가 강조한 대로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병을 옮기지 않으며 농작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보고가 없어 ‘익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고 야외 활동에 불편을 초래하면서 ‘해충’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체가 쌓이면 산성을 띤 내장이 건축물과 자동차 등을 부식시키기도 한다. 러브버그가 지닌 ‘산’ 때문에 특별한 천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국제환경대학원 사라소타 카운티 캠퍼스의 연구원 캐럴 와이엇 이븐스는 지난 2020년 기고한 글에서 러브버그는 ‘산성 맛’ 때문에 새 등 포식자들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 환경단체 환경 리터러시 협의회(Environmental Literacy Council)도 “러브버그는 신맛이 강하고 껍질이 단단해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들이 먹기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6월 말에서 7월 초에 가장 많은 개체 수가 발견되는 러브버그에 대해 최근 한 국내 연구는 현재와 같은 추세로 기온이 상승할 경우 2070년께 한반도 모든 지역에서 확산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현재 러브버그에 대한 생물학적 방제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사실상 박멸은 불가능하고 화학 약품을 사용하면 다른 생물들도 피해를 입기 때문에 방역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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