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TV토론 중 선정적인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이라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 이후에도 개혁신당 민원 게시판에는 탈당을 요청하는 글이 수십여 건 게시되고 있다.

29일 오후 2시 기준, 개혁신당 민원 게시판에는 “탈당 신청합니다”라는 탈당 요청 게시글이 이날 하루동안 50여 건 이상 올라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입당을 신청하거나 이준석 후보의 발언에 대해 옹호하는 글이 올라왔지만 대체로 탈당 신청을 했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다.
탈당을 신청한 이들은 “이번 TV토론은 정말 아니다. 젊은 꼰대를 보는 느낌”, “신속히 (탈당) 처리 바란다”, “이준석 의원에게 많이 실망했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 후보를 지지하게 위해 입당한다는 글도 일부 있었다.
당 자유게시판에도 지지자들은 비판과 옹호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이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는 이들은 “선출직 국회의원 급은 위선떠는거라도 품격이라는게 있어야 뽑아준 사람에대한 예의 아닌가”라며 “발언 하나때문에 세번째 토론 이전에 내세웠던 공약이든 이후보 진심이든 성공전력이든 역사든 죄다 이슈에서 지워졌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이는 “악수를 둔 것은 맞다”며 “듣기 불편할정도로 너무 수위가 높은 발언이었다”고 했다.
반면 이 후보를 옹호하는 이들은 “진짜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약간 실수 할수도 있다”, “비속어를 써서 질문한 것도 아니고 아이들도 대통령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왜 정작 나쁜 발언한 사람들은 고이 덮어주고 진실을 얘기한 사람을 뭐라하느냐”는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27일 열린 TV토론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 “민노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얘기할 때 ‘여성의 성기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했다면 이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 지금 이런 걸 묻는 취지를 모르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민노당은 이런 성폭력적인 발언에 대한 기준이 없느냐”라고 했다.
이이 발언 이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 진영에서는 공중파 TV토론 자리에서 상대방을 비난하기 위해 여성 신체부위를 필터링 없이 그대로 인용해 발언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표현은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장남 이동호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일부”라며 후보 검증 차원에서 필요한 질문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후보는 “워낙 심한 음담패설에 해당하는 표현들이라 정제하고 순화해도 한계가 있었다. 그마저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인권을 이야기하는 후보가 이 같은 표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마땅히 확인해야 했고, 이재명 후보는 가족의 일탈에 어떤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지 또 확인해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 후보”라며 “이동호씨는 저급한 혐오 표현 외에도 2년 가까이 700회 넘게, 총 2억3000만원의 불법 도박을 저질렀다. 이재명 후보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무관심이거나 무능일 거다. 그런 인물이 과연 나라를 맡을 자격이 있느냐”고 했다.
개혁신당 탈당 움직임에 대해서는 “가입하고 10분 만에 탈당 신청하신 경우도 있다”며 “28일 기준으로는 1000명이 입당했고 오늘도 그 추이가 다르지 않다”며 탈당보다 입당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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