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의 미래 고민하던 인재들, AI 기반 스마트팜 벤처 창업

입력시간 | 2020.08.25 06:00 | 김관용 기자 kky144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스라엘에는 65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이중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보유한 기업도 30개가 넘는다. 이들 창업자의 상당수가 ‘유닛 8200’이라는 군 부대 출신이다. 세계적 보안업체 체크포인트 창업자 길 슈웨드(Gil Shwed) CEO도 이 부대 출신이다. 8200 부대는 정보군 소속으로 사이버 보안 관련 임무를 수행한다. 과학기술병 제도를 통해 병력을 충원하는데, 전공과 연계해 병역의무를 마친 이들이 창업 전선에 뛰어든다. 군 입장에선 이공계 인재를 활용해 첨단과학군 건설을 도모할 수 있다.

우리 군도 2018년 9월 군사과학기술병을 신설했다. 드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6개 연구개발 직위에 보직되는 군사과학기술 전사들이다. 지난 2년간 군사과학기술병으로 복무 후 전역해 인공지능(AI) 관련 ‘이지아이’(Easy AI)라는 벤처를 창업한 예비역 병장들을 만났다. 육군교육사령부 내 드론봇군사연구센터에서 드론동체이동연구병으로 근무한 곽호재 CEO와 인공지능연구발전처 인공지능연구개발병이었던 강수빈 CTO다.

군사과학기술병으로 복무 후 전역해 ‘이지아이’를 창업한 곽호재(왼쪽) CEO와 강수빈 CTO. [사진=회사 제공]

이들은 군사과학기술병으로 만나 육군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창업에 대한 구상을 시작했다. 군에서의 다양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전역 후 농업분야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서비스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곽 CEO와 강 CTO는 올해 2월 전역 후 4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한 ‘예비창업패키지 스마트포레스트’에 지원했다. 스마트포레스트는 지능화된 농업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농산물의 상태를 식별하는 시스템과 이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했다. 선별기를 통해 수작업으로 불량 농산물 등을 분류해 내던 것을 인공지능에 학습을 시켜 자동으로 분류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 5월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이들은 정부지원사업 예산으로 서울 강남 벤처 센터에 입주했다. 이르면 10월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상용화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곽 CEO는 “스마트팜 분야는 국제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향후 스마트 팩토리 분야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우수한 역량을 갖춘 동료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전역하는 과학기술병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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