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사라진 후불결제…우려하는 카드사, 환영하는 핀테크

입력시간 | 2020.07.26 14:36 | 김유성 기자 kys401@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업계와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핀테크 기업, 쿠팡과 이베이 등 인터넷 쇼핑몰 기업들은 이번 디지털금융 종합 혁신 방안에서 ‘30만원 한도 후불결제’에 대해 주목했다.

그간 신용카드사들의 전유물이었던 후불결제가 페이 기능을 갖고 있는 핀테크사에 허용됐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핀테크 업체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국내 선두권 카드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사들이 과연 은행이나 카드사와 같은 기존 금융사들처럼 후불결제액에 대한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사용자들의 연체가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이들 핀테크 업체들에도 카드사에 준하는 건전성 관리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이 대출 연체와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것과 비슷한 규제다.

정보 공유의 비대칭성도 문제 삼았다. 금융사들이 갖고 있는 사용자들의 개인 결제 정보 등은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와 같은 핀테크 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지만, 이들 업체들이 보유 중인 검색·쇼핑 데이터는 금융사들이 볼 수 없다는 이유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장인 정유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디지털 금융의 발달은 데이터에 기반한 금융 산업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면서 “금융쪽 데이터를 핀테크 업체들이 손쉽게 쓸 수 있게 된 만큼, 비금융 쪽 데이터도 오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 업체들은 ‘일단 환영한다’라는 반응이다. 선두권 페이업체 관계자는 “후불 결제 가능액이 당초 기대보다 낮은 30만원으로 확정돼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규제 완화의 첫 시작이란 점에 환영한다”고 말했다.

쿠팡이나 옥션 지마켓 등 인터넷쇼핑몰 업체들은 시장이 넓어질 수 있을 것에 대한 기대를 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결제액이 모자라 불편을 겪었던 사람들이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전체 결제액도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검색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영향력이 절대적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과 증권, 송금 등의 종합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 중인 이들 서비스에 결제 편의성까지 높아지면 사용자들이 더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유신 교수는 “특정 기업만 유리해지는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가 되지 않도록 기존 금융사들과 후발 핀테크 기업들이 고루 성장할 수 있는 여러 대책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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