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4기’ 손흥민, 첫 트로피와 함께 차범근과 어깨 나란히 한다

입력시간 | 2025.05.21 06:19 | 허윤수 기자 yunsport@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 함께 오랜 시간 염원해 온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사진=AFPBB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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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상대로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을 치른다.

트로피까지 남은 건 단 한 걸음. 이 한 걸음만 내디디면 토트넘과 손흥민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면 ‘무관 징크스’를 훌훌 털어낼 수 있다. 토트넘은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째 정상을 밟지 못했다. 당시 우승 멤버 중 한 명은 이영표 해설위원이다.

트로피 갈증은 손흥민도 상당하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데뷔한 손흥민은 레버쿠젠(독일)을 거쳐 2015년 8월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있다. 프로 데뷔 16년 차를 맞았으나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눈앞에 트로피를 뒀으나 끝내 닿지 못한 적은 세 차례다. 2016~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토트넘(승점 86)의 우승 도전을 이끌었으나 첼시(승점 93)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018~19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무대를 밟았으나 리버풀(잉글랜드)에 0-2로 지며 트로피를 스쳐 지나가야 했다. 2020~21시즌에는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에 진출했으나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 0-1로 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 커리어에 유일한 우승은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와일드카드(연령 초과 선수)로 합류해 금메달을 따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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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우승 도전에 나선 손흥민의 각오는 어느 때보다 다부지다. 그는 지난 12일 “퍼즐의 모든 조각을 맞췄는데 가장 중요한 한 조각이 부족한 거 같다”며 “그 조각을 찾아 10년을 헤맸는데 이번엔 퍼즐을 맞출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마지막 목표를 밝혔다.

손흥민이 UEL 트로피에 입을 맞추게 되면 차범근 전 감독, 김동진, 이호 코치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네 번째 대회 우승자가 된다. 차 전 감독은 1979~80시즌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 1987~88시즌 레버쿠젠(독일)에서 UEL 전신인 UEFA컵 우승을 만끽했다. 김동진과 이호는 2007~08시즌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에서 UE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발 부상에 시달렸던 손흥민은 UEL 결승전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 4월 11일 프랑크푸르트와의 UEL 8강 1차전 이후 부상으로 이탈했던 손흥민은 지난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리그 경기에 교체 투입되며 복귀전을 치렀다.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8경기이자 약 한 달 만이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애스턴 빌라와의 37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9경기 만이자 36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손흥민은 74분을 뛰며 결승전을 대비한 예열을 마쳤다.

경기 후 영국 매체 ‘BBC’는 “지난 한 달간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손흥민이 돌아온 건 토트넘에 희망”이라고 전했다. 손흥민도 ‘스퍼스 플레이’를 통해 “(UEL 결승 당일에도) 잘 준비돼 있을 것”이라며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가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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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토트넘과 맨유는 나란히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토트넘(승점 38) 11승 5무 21패로 17위, 맨유(승점 39)는 10승 9무 18패로 16위다. 이번 시즌 컵 대회를 포함해 세 차례 맞대결에서는 모두 토트넘이 웃었다.

맨유의 강점은 트로피 수집 능력인 일명 ‘유관력’이다. ‘무관 징크스’에 시달리는 토트넘과 상반되는 점이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떠난 2013년 이후 오랜 시간 부진에 빠졌으나 2016~17시즌 UEL 우승을 비롯해 5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만큼 결승전을 치러 본 경험과 중압감을 이겨내는 법을 안다.

한편, 손흥민은 맨유를 상대로 통산 20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20일 카라바오컵 8강에서 맨유를 상대로 넣었던 코너킥 골은 구단 공식 서포터즈 클럽이 뽑은 올해의 골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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